쓰고싶은거

오늘은 괜찮아?

kimZ 2024. 12. 17. 10:54

내일도 괜찮을 거야.

 

  나는 불안할 때가 많다. 불안하면 책을 많이 읽게 되는데 예전에는 불안한 이유에 대한 철학 책들을 많이 찾아봤다. 요즘은 그냥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웹소설을 많이 읽는다. 그래도 답답하고 돌파구를 찾고 싶을 때는 다시 철학 책을 읽곤 한다. 철학 책이 어떤 명확한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누군가 같은 생각과 고민을 했고 그들의 고민이 책이 되었다는 것에서 위로를 얻고 희망을 얻는다. 나의 불안이 내가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니구나. 존재함으로 겪을 수도 있는 그런 감정이구나.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아주 어릴 때, 글도 모르던 그때에 나는 책을 펴 들고 이야기를 만들어 설명해주곤 했다. 초등학생 때는 도서관의 조용한 곳에서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다. 중학교 때는 미스터리 소설들을 좋아했고,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시리즈 물은 하루 안에 다 읽어야 직성이 풀렸다. 방학 때는 보고 싶던 책을 다 빌려 방에서 잘 나가지 않았다. 

 

  책은 현실에서 나를 도피시켜 주는 매개체였다. 소설의 주인공은 될 수 없지만 그 장소를 상상하며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결말이 난 이야기의 이후를 이어가며 나는 나의 슬픔이나 아픔, 불안 등을 지워냈다. 그 순간들이 있어서 나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요즘도 생각이 많아서 잠에 들기 힘들 때는 어떤 이야기의 뒷부분을 상상하거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본다. 그러다 보면 현실을 견딜 용기가 생기기도 하고 큰 문제처럼 느껴지던 것이 무뎌지기도 한다. 많은 감정들이 휘몰아치는 밤을 고요하게 걸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내가 읽던 글처럼 멋진 철학책을 쓸 수는 없겠지만, 내가 그 책들에서 위로를 받았듯이 '이 세상에 그런 생각하는 사람이 혼자만은 아니야, 그게 이상한 건 아니야. 누구에게나 있던 고민이야.' 그렇게 담담하게 말해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그래서 내가 그랬듯, 누군가의 오늘이 괜찮아지기를- 그것에 조금의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대단한 책을 쓰거나 대단한 작가가 되지 않더라도 그냥 마음에 스며드는 잔잔한 위로를 건네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하루를 살아갈 대단한 힘을 주지는 못해도 혼자가 아니라는 안정감. 그것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