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은 아니에요.

2024. 11. 21. 09:32쓰고싶은거

그냥 귀찮을 뿐인데! 집 배터리 일 뿐인데!

 

  10년 전 대학에 다닐 때 문제집만 한 두께의 MBTI검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 성향은 IS--이었다. MBTI가 유행하면서 요즘은 핸드폰으로 쉽게 검사를 하길래 나도 다시 검사를 해봤다. 지금 내 성향은 INFJ가 되어 있었다. 'I'빼고는 10년 전 했던 검사결과가 전부 다 바뀐 것 같은데, 결정되는 퍼센트를 보니 거의 49%, 51% 차이로 성향이 결정이 됐다.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결과였다.

 

  다른 성향이 다 변해도 언제나 변함없는 나의 "I성향", 사람들은 그 성향을 보면 소심한 사람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MBTI를 말하면 다들 "네가 I라고?" 하며 놀라곤 하는데, 나는 MBTI 네 개의 알파벳으로 나를 가늠하고 놀라는 모습이 더 놀랍다. I가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향을 나타낸다고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듯하지만 나는 I 로서, I도 다 같은 성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나는 부동의 I이지만 사람 만나는 게 귀찮을 때가 있지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 의견을 이야기하기 어렵다기보다 그렇게 까지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있나? 그런 생각에 조용할 뿐이다. 대게 I라고 하면 사람 많은 걸 싫어하고 힘들어한다고만 생각하는데 나는 신나게 약속을 잡지만 그냥 집에서 나가기 귀찮을 뿐이다. 그래서 약속이 취소되면 심심하지만 마음이 편하다.

 

  어? 이게 내향인인가? 사람은 만나서 놀고 싶지만 그들을 통해 에너지가 채워지기보다는 내 기력을 써서 그들을 만나고 대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체력이 있을 때에만 약속을 잡는 나. 나는 크리스마스 파티도 좋아하고 생일 파티도 좋아하는데 세상이 말하는 내향인이 나 같은 사람이었나? 홀리몰리과콰몰리. 나는 사람들 좋아해!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람들을 만나 에너지를 채우지 못하고 집에서 체력을 채우는 '집 배터리'이기 때문에 나는 세상이 말하는 내향인인가? 그냥 귀차니즘의 표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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